지난달 12일 진료를 시작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이 어떻게 연착륙을 할 지 의료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마침내 국립 한방병원 1호가 개원했기 때문에 기대도 크다. 태생적으로 색깔이 다른 한방과 양방이 얼마나 조화롭게 어울릴 것인지, 한의학의 오랜 숙원인 과학화와 세계화를 얼마나 앞당길지 주목된다.

· 중풍 뇌질환센터-한방 양방 협진시스템으로 승부

부산대 한방병원 이원철 원장은 "우리 한방병원이 내걸고 있는 최우선 슬로건이 '한의학과 의학의 만남을 통해 신의학 창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책이 협진시스템이며 중풍 뇌질환센터가 가장 전면에 나서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협진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진료영역이다. 응급환자가 오면 MRI나 혈관조영술 등은 양방에서 지원을 받으며 그후 마비 등의 후유증은 침과 뜸 등의 한방치료가 시도된다.

이곳 중풍 뇌질환센터는 중풍, 두통, 어지러움, 저림, 떨림, 파킨슨병 등의 신경계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한약물과 침구치료 이외에도 뇌혈류초음파검사, 혈맥어혈검사, 맥파검사, 심전도검사 등 첨단 진단장비들이 준비돼 있다.

중풍 뇌질환센터 '한·양방' 첨단 진료
조제·탕전시설 안정성 높여 편견 해소

· 한약 조제 및 탕전시설-대중화 세계화 주도

한의학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한약재 문제다. 중국산 한약재의 중금속 오염 등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환자들의 불신이 아직도 깊다.

한의학의 '안정성'과 '효과'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부산대 한방병원이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파트가 한약 조제 및 탕전시설이다. 우수의약품제조기준(GMP)을 통과한 탕전시설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쳐 만들어낸 한약으로 기존의 불신과 편견을 털어내겠다는 것이다. 초음파 열추출방식에 의해 최적상태의 성분을 추출하고 있어 믿을 수 있는 한약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내 유일의 국립 한의학 임상연구 시설인 '한의약임상연구센터(KCRC)은 한방병원의 또 다른 자랑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한약재의 임상실험을 통해 한방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 척추관절센터-수술없이 치료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척추와 관절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디스크(목 허리), 척추관협착증, 척추측만증, 하지길이 불일치 등의 질환을 수술없이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는 센터다.

밀고 당기면서 척추 교정치료를 하는 추나요법과 봉약침(벌독) 요법의 침술로 통증치료를 제공한다. 추나요법은 균형검사와 보행검사를 통해 척추체형을 분석하는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한국 우수 의료기술'에 선정된 치료법이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출처 - 부산일보 2010년 4월 6일자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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