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 인프라 갖춰진 동남권이 최적지"
병·의원 수 의료전문 인력 등 동남권,타 시·도에 비해 월등
관련 연구기관 연계성 높고 교통·접근성 등도 뛰어나
내달 입지 선정 앞두고 전국 지자체 경쟁 치열
 
다음달 말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발표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다음달 초 입지 선정의 분기점이 될 제안서 제출을 위해 정부의 입지 평가기준을 맞추기 위한 자치단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첨단의료복합단지란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정부가 오는 2038년까지 30년간 5조6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99만 ㎡ 규모로 조성하려는 신약과 첨단의료기기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단지를 말한다. 의료분야의 연구·개발성과를 제품화로 연결하고 서비스를 촉진시키기 위해 연구소, 임상기관, 제약기업, 의료기기업체, 병원 등을 한 지역에 모은 곳이다.

이처럼 정부가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들여 의료복합단지에 나선 것은 오는 2020년 세계 5대 의료산업 강국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보건의료산업 세계시장을 겨냥해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 연구 공간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건의료산업 시장 규모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기준 4조5000억 달러로 전년대비 12.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동남권의 경쟁력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데다 앞으로 단지 조성으로 인한 기대효과도 엄청나게 크다.

유치전에 나선 자치단체는 부산 울산 경남 3개 광역단체를 비롯해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 대덕 ▷인천 송도 ▷충북 오송 ▷경기 광교 ▷강원 원주 등이다.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구상은 지난 2007년 6월 부산 경남 울산이 공동 유치에 합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지난해 9월 부·울·경은 경남 양산시 상북면 일원을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예정지로 확정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위원회가 내세우는 강점은 크게 세 가지. 우선 동남권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병·의원 인프라가 전국 1위의 의료기반을 갖춘 최고의 의료 수요처라는 점이다. 동남권의 의료인구는 800만 명에 이르고 병원 시설은 53개 종합병원을 포함해 1만1600여 개로 8만 개 이상의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의료 인력도 2만 명 이상으로 타 시·도에 비해 월등하다.

다음으로 풍부한 연구 인력과 연구 기관이다. 동남권에는 신약·신물질 관련 대학 20개와 7개 의과대학, 17개의 연구지원 시설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있다. 울산지역에 유기합성신약 기반산업체 400여 곳을 비롯,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부산대사이클로트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원자력 의·과학 연구도 활발하다. 동의대 한의대를 시작으로 양산부산대병원 한의학전문대학원 산청한방연구소까지 한의학의 세계화, 과학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동남권은 풍부한 국제적인 이벤트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건도 두루 갖추고 있다. 양산지역의 탁월한 입지적 조건도 빼놓을 수 없다. 경부·중부·남해고속도로와 맞닿아 있고 KTX 울산역사와는 불과 20분 거리다. 양산신도시 일원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급속히 확충되고 있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향후 추진 과정과 기대효과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사무국은 다음달 9일 접수 마감 예정인 정부 제출 제안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안서에는 입지 평가기준에 맞춘 동남권 입지 여건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집중 부각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4월 정부가 확정한 입지 평가기준은 ▷정주 여건 ▷교통 및 접근성 ▷우수 의료기관 연계 ▷우수 의료기관 집적성 ▷우수 의료연구개발기관 연계 ▷연구개발 역량 ▷부지 확보의 용이성 ▷사업의 조기 추진 가능성 ▷지원 내용 ▷국토균형 발전 기여도 등 10개 항목이다.

동남권 유치사무국은 정부가 예정대로 다음달 입지 선정을 완료하고 동남권이 그 대상지로 확정되면 양산시 상북면 일원 99만 ㎡를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 개발하고 2012년까지 첨단의료복합단지 1단계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유치되면 국비 2조 원을 포함해 모두 5조6000억 원이 투입된다. 무엇보다 신규 고용창출 38만 명, 부가가치 창출 8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남도 김태호 지사는 "의료인력 활용의 증대 및 연관산업 활성화는 물론 권역 내의 첨단의료산업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 진다"며 "양산의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기장의 핵·의과학단지의 상호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첨단의료복합단지

▶면적 : 최소 99만㎡

▶분야 :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첨단임상시험센터 등

▶투자액 : 5조6000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 82조 원

▶고용 창출 효과 : 38만 명

▶사업 기간 : 2009~2038년


◆ 오근섭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유치위원장

- "양산, 의료허브 입지조건 전국 최고 수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는 무엇보다 동남권 상생의 최초 프로젝트 사업이라는 점에서 정치·경제적 상징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근섭(사진) 양산시장은 양산 유치의 당위성과 경쟁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오 위원장은 "동남권의 의료 인프라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국 최고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양산지역이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 덕분에 해외 의료수요 유치가 용이하고 ▷광활한 복합단지 용지를 확보했으며 ▷부산 울산 경남 3개 광역단체 800만 주민들의 염원이 담겨 어느 하나 부족한 점이 없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첨단의료복합단지 후보지에서 10㎞ 거리에 부산대학병원 콤플렉스인 의약전문대학원 한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 대학병원 어린이병원 등이 있어 우수 의료연구·개발 기관과의 연계성이 높다"며 "특히 부산의 의료 인력 및 임상 기반, 울산의 유기합성 신약기반, 경남의 정밀기계 기반 등 부·울·경의 장점을 연계할 수 있는 경쟁력은 타 시·도에 비해 한 차원 높다"고 말했다.

또 오 위원장은 "양산지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 같은 의료산업 허브로서의 입지적 조건을 간파하고 '메디칼폴리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양산시가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수도권 민간 대형병원을 유치해 국내 최고 수준의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변에 요양과 휴양을 겸할 수 있는 대규모 의료휴양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큰 틀이다.

◆ 미국의 예는

- 텍사스메디컬센터

- 도시전체를 의료단지화

- 국가 성장동력 한 축으로

 
 
미국 텍사스메디컬센터(TMC)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의료복합단지다. 도시 전체가 첨단 의료기술산업 도시로 특화되면서 미국 성장동력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 중심부에 위치한 텍사스메디컬센터는 지난 1945년 설립 당시에는 평범한 규모였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현재 400만 ㎡의 부지에 세계적으로 이름난 병원과 대학 등 47개 관계기관이 밀집됐다. 인구 350만 명 정도가 살지만 도시 건물의 절반 이상이 의료·서비스와 연계된 의료도시이다.

외상과 화상 환자 치료로 이름난 메모리얼허먼병원은 물론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등 국내 유명 인사들이 치료받는 곳으로 알려진 M.D.앤더슨암센터가 이곳에 있다.

6000개 이상의 병상에 4000명 이상의 의사, 그리고 1만 명 이상의 간호사들이 배치돼 있는 텍사스메디컬센터는 연간 550만 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만 명 이상이 외국 환자다. 이 때문에 텍사스메디컬센터의 경제력은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시 전체 경제의 25%를 차지, 명실상부한 세계의료 허브로 손꼽히고 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출처 - 국제신문 2009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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