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자 외국인 환자 몰려… 지난달만 41%↑

일본인인 미츠기시 미키코(60ㆍ여)씨는 지난 19일 서울 자생한방병원에서 허리 통증치료를 받았다. 일본에서는 한방을 통해 허리 디스크를 치료해주는 병원이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유치가 허용되면서 해외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자생한방병원, 아주대병원 등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소속 6개 의료기관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지난달 1일 의료법 개정 이후 5월 한 달간 이들 의료기관을 찾은 해외환자는 1,061명으로 작년 751명에 비해 41.3%가 증가했다.

지난 1~4월을 기준으로 21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진료실적 조사에서도 환자 수가 9,0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6,872명) 대비 32.1% 늘었다. 의료법 개정 이전이지만, 국내 의료기술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가 올들어 강화됐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의료기관과 유치업자 간 계약체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올해 목표인 해외환자 5만명 유치 목표의 조기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료 과목별 외국인 환자 수는 가정의학과, 내과, 건강검진센터 등의 순으로 많았지만, 최근 1년 사이 증가율은 산부인과(57.5%) 안과(46.3%) 치과(42.5%) 건강검진센터(40.1%) 피부과(32.5%ㆍ성형외과 포함) 등의 순으로 소위 고부가가치 진료과목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적으로는 미국이 3,043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432명), 일본(389명), 캐나다(311명), 러시아(296명)이 뒤를 이었다. 아랍권 국가나 러시아의 경우 입국자 수는 많지 않지만, 증가율은 167%, 96%에 달해 우리나라의 환자유치 주요 타깃 국가임을 재확인했다.

한편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복지부에 등록한 기관은 이달 중순까지 의료기관 277개, 유치업체(여행사) 26개소 등 모두 303개에 이를 정도로 이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 급증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몰려올 경우, 병원측이 한국인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상대적으로 소홀이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의 비율을 병원 당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내국인을 소홀히 진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출처 - 한국일보 2009년 6월 22일자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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