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술·시설 불구 의료관광 걸음마 수준
정책적 지원 앞서 의료계 적극 동참해야


의료관광이 산업의 주요 부분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서비스산업의 동력으로 떠올랐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고용효과를 창출하면서 황금알을 넣는 거위와 같은 블루오션으로 인식해 세계각국은 의료관광사업을 다투어 진행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바이오생명과학과 첨단의료기기사업을 의료산업으로 생각하지 의료관광을 산업의 하나로는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의 비중과 역할이 점점 커지고 세계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가가치와 고용효과의 비중이 큰 의료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매년 100만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고 인도는 매년 20억 달러, 태국도 200만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의료기술과 가장 최신의 의료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료관광이 발전하지 못했다. 이는 의료활성화를 억제하는 의료평등화에다 의료사회주의로 인해 의료산업을 엄두도 내지못했으며 의료인들의 관심부족 탓도 컸다.

그러나 의료관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고 있다. 동남아의 낮은 의료기술로도 엄청난 관광자원을 일으키는데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에다 홍보와 의료관광 시스템만 잘 이루어진다면 당장 최고의 의료관광지로 떠오를 수 있다.

정부의 보건의료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관광활성화를 위한 법적인 제도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에 의료 영리법인이 없어도, 수가를 원가의 70%에 묶어도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학문수준은 세계 5위권 안에 들어있다. 한국인은 세계최고의 의료혜택을 저렴하게 받고 있는 셈이다. 외국에 살아본 사람은 한국의 의료수준이 세계 최고인 것을 잘 알고 있다. 재외동포들이 고국에 오면 가장 먼저 종합검진을 하고 치과를 비롯한 각종 치료를 받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의료관광산업의 주 고객대상은 먼저 800만 재외 한국인이다. 그 다음 중국을 비롯한 동남 아시아이다. 문제는 충분한 의료기술과 시설을 갖고 있으면서도 의료기술과 의료관광을 접목할 중간의 연결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영리법인 허용이 검토되고 있다. 의료 영리법인이 허용되면 부유층은 값비싼 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의료비 부담은 만만한 게 아니다. 경제적 능력과 관계없이 의료가 생명과 직결된 만큼 서민들도 대부분 값비싼 진료를 요청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경제적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개인파산의 40%가 과다한 의료비지출로 인한 것이다.

부산을 비롯한 한국의 의료수준은 미국 뉴욕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의료 영리법인이 도입되면 누가 이익을 볼 것인가. 의료수요가 과다하게 유발되고 재벌병원은 점점 비대해져 의료 양극화와 더불어 국민은 과다한 진료비지출 등으로 개인파산을 겪을 게 뻔하다. 현재의 비영리 의료법인만으로도 한국의 의료수준과 의료 서비스는 최고다. 의료관광만을 위해서 의료 영리법인을 만들어 의료양극화를 초래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의료관광을 위해서는 영리법인 도입보다는 의료발전을 통제하는 의료법의 정비와 더불어 낮은 의료수가의 현실화가 더욱 필요하다. 의료인들이 외국환자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각종 행정편의와 더불어 의료특화지정 등 연관 관광산업의 활성화가 더욱 절실하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등 의료취약지역에 의료봉사를 가 보면 한국의 의료수준이 얼마나 앞서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의료봉사를 통해 국가 간 의료 교류와 함께 신뢰가 쌓이게 된다. 의료 교류단이 부산의 의료사절단 역할을 하면서 한국과 부산의 선진의료기술을 지속적으로 아시아지역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IT 정보기술을 이용해 타국의 의료기관과 원격진료를 하면 환자가 귀국 후에도 수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합병증 발생시 보험처리 등 조직적인 대응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부산시는 어느 도시보다 일찍 의료관광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관광산업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이제는 아시아 최고의 의료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계가 적극 나서 의료를 통한 부산경제 발전에 동참할 때다.

출처 - 국제신문 5월 21일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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