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경쟁력 있는 상품은

"우리 병원의 쌍꺼풀 수술은 국내는 물론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도 약 절반의 가격 수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쌍꺼풀 수술을 비롯해 해외 환자들을 위한 전략적인 상품들이 더 있지만, 앞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더욱 다양화되고 차별화된 경증 질환 중심의 상품 개발이 과제일 것입니다." 부산에서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한 병원의 지적이다.

서면·해운대 등 인지도 높고
가격경쟁력 있어 활성화 용이
병원간 연계시스템 구축
해외환자 이송시스템 마련을

의료관광 사업의 전 과정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이처럼 경쟁력 있는 의료상품 개발이다.

태국이나 싱가포르 등 의료관광 사업을 먼저 시작한 이들 국가에 비해 한국은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의료수준이나 가격경쟁력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부산은 서울에 비해 더욱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의료수준,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어느 곳보다 잠재력이 뛰어나다.

#미용성형 분야 집중

부산지역 의료관광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서는 가격경쟁력과 지역에 미칠 경제성, 미래 성장성 등을 감안해야 한다. 부산발전연구원 유정우 박사는 "부산은 현재 상대적 경쟁력, 외국인 수요 확보 등을 볼 때 미용성형·피부관리·치과 등 미용성형 분야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시장 수요와 잠재력 확대를 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용성형·피부관리·치과 등의 미용성형 분야는 특히 서면 및 해운대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관광객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이들에 대한 고정 고객도 점진적으로 확보해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료관광의 초기 단계에서 가장 활성화가 용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우수한 기술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높다. 실제 부산 서면의 ABC성형외과가 서울을 포함, 태국 일본 미국 등의 주요 성형수술상품에 대해 실시한 가격경쟁력 비교 분석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쌍꺼풀이나 코높임 수술, 눈가의 주름제거술 등 주요 상품에서 서울지역은 물론 다른 인접 국가에 비해 월등한 가격경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표 참고>

해외 환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주름제거수술의 경우 미국의 최고 1천600만원에 비해 약 450만원 정도로 4분의 1 수준이었다. 쌍꺼풀 수술은 미국 700만원, 일본 350만원, 중국 300만원, 서울 150만원에 비해 최저 80만에서 150만원 정도였다.

유 박사는 "우선 미용성형 등 분야를 발판 삼은 뒤 종합검진, 스파, 마사지, 휴양 등의 웰빙 보건형 분야로 상품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지난 2006년 보고서에서 일본인의 경우 라식, 유방확대 및 축소, 쌍꺼풀, 주름제거술, 중국인은 쌍꺼풀, 보철 등 분야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병원 간 연계방안 강화 필요

가격경쟁력이나 의료수준 면에서 부산의 의료관광 사업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각각 병원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지는 우선 각 병원의 지향 목표와 전문 분야가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구체적으로 미용성형·치과 등 치료 위주로 할 것인지, 종합검진과 치료를 겸할 것인지, 아니면 스파·네일아트 등 웰빙 보건형 등에 집중할 것인지는 병원의 인력구성과 규모, 시설 등을 감안해 정해져야 한다. 결국 각각의 병원 형편에 적합한 맞춤형 의료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각 병원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경증 위주의 치료에서 나아가 중증 단계의 해외 환자 유치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좋은강안병원 국제협력부장 서우영 박사는 "지역의 환자들도 조금 큰 병이다 싶으면 역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비교적 중증 위주의 외국인 환자들을 장기 치료하는 것은 더욱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부산지역이 해외 환자 유치의 탄탄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일부 병원만의 단독적인 움직임보다는 각급 병원 간 다양한 협력방안 구축을 통한 연계 시스템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1, 2, 3차 병원 간 해외 환자 이송 등 시스템 마련을 위한 논의가 절실하다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 의료산업 발전을 목표로 발족한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김윤진 사무처장은 "협의회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달 24일 지역 의료전문가 그룹을 총망라한 부산의료관광 포럼을 발족하고, 이어 해외설명회 개최 등 홍보·마케팅 공동지원 방안 등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곽명섭 기자

부산일보 2009년 4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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