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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21 10:51
의료계 10대 뉴스
 글쓴이 : 부산권의료산업…
조회 : 5,548  
본지는 2009년을 돌아보며 ‘의료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올해에도 적지 않은 사건과 논란이 있었다. 2010년에는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뉴스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며, 지나간 2009년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1. 국내 첫 연명치료 중단지침 제정

소위 ‘김 할머니’ 사건으로 ‘존엄사’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환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 오랜 논란이 벌어졌고, 이를 계기로 연명치료 중단 지침 제정을 위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의협, 병협, 의학회 등은 ‘연명치료중지 지침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윤성)’를 구성,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거나 회복 불가능한 말기암환자, 뇌사환자, 식물인간 등에 대해 앞으로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 본인의 결정과 2명 이상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인공호흡기 및 심폐소생술 등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정했다.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존엄사법’을 대표발의했으며, 현재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23일 연세의료원 윤리위원회의 호흡기 제거 결정 이후에도 김 할머니는 6개월 이상 자발호흡으로 생명을 유지해오고 있어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찬반 논쟁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12월 한국의료윤리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알랙산더 케이프런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수 겸 국제생명윤리협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검토되고 있는 연명치료 중단을 위한 법제화 방안과 체계들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

2. 국가적 위기상황까지 갔던 신종플루 대란

전세계적으로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육박할 정도로 2009년은 전세계가 신종플루 공포에 휩싸였던 한 해였다.

37.8도 이상의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인 환자에 한해 타미플루 처방을 허용했던 정부는 신종플루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자 결국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의심 환자 모두에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허용했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책이 실패하면서 국가재난 위기단계가 최고 수위인 ‘심각’까지 갔었지만 녹십자에서 개발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이 의료진과 학교 등을 중심으로 시작되면서 현재는 신종플루 감염환자 발생 증가추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지난 12월 7일부터는 만 6세 미만 영유아들에 대해서도 백신접종이 시작됐으며, 임신부, 만성질환자, 65세 이상 노인 등 신종플루에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백신접종 또한 내년 1월 이후 이뤄질 예정이어서 신종풀루에 대한 공포가 점점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정부는 최근 회의를 열고 국가재난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신종플루에 걸린 바 있는 24개월 여아가 2달 만에 또다시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고, 백신 접종 이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으며,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고 있는 환자도 발생하여, 신종플루 공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 흉부외과-외과 수가인상, 그러나 약발 없었다

정부가 흉부외과, 외과 등 전공의 지원기피 진료과목 활성화를 위해 지난 7월 흉부외과의 경우 100%, 외과의 경우 30% 수가인상을 결정했다. 특히 수가인상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흉부외과 전공의의 월급을 300만원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이 파격적인 수준의 급여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대의료원은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400만원 인상키로 했다. 전국 의료기관에서 제시된 것 중 가장 큰 금액으로,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흉부외과 전공의의 연봉은 9,00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12월 2일 마감된 2010년 전공의 모집결과, 흉부외과와 외과 등 기피과의 미달 사태는 여전했다. 전공의 임금을 대폭 인상한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들의 경우 여전히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 실제로 지방 국립대병원이나 수도권 대학병원 중 상당수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특히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흉부외과는 5명 정원에 1명만 지원했고, 외과는 23명 정원에 3명만 지원하여 충격을 줬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공의 임금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 급여 인상이 일부 대형병원에 국한되는 현실에서 근무조건 차별이 심화되는 현상을 자각하고 경계해야 한다”며 “전문의 진로에 대한 면밀한 고찰 없이 정해진 전공의 정원 책정과 급여 차이, 그로 인한 병원별 인력수급의 양극화 가능성에 대한 전향적 정책이 수립되지 않으면 기피과 지원정책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진오비 '낙태근절 운동' 논란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 모임(이하 진오비)’이 생명 경시 풍조를 지양하고 땅에 떨어진 사회적 윤리 의식을 고양하기 위해 산부인과 의사들의 자성을 촉구하며 낙태근절 운동에 나섰다.

대학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산부인과 병의원에 낙태근절을 호소하는 포스터와 낙태근절운동 참여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특히 진오비는 ‘낙태근절 운동본부’를 설치 운영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낙태시술을 시행하는 병의원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정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방안은 절대 근본적인 해결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진오비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낙태를 하겠다는 것으로 간주하는 식의 낙태 반대 운동은 곤란하다”며 “당장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를 중단하면 사회적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를 전면 중단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법이 아니라 계획 있는 임신을 위해 다양한 피임법을 보급하고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울 수 있다는 국민적인 인식을 퍼뜨리는 것이 우선 되어야한다 게 산부인과의사회의 입장이다.

그러나 국회에서도 불법 낙태 방지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 문제를 정부 또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관련 논란은 2010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5. 원격의료 도입, 의료산업화냐 개원가 몰락이냐

정부가 도서, 벽지 등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의료취약지 거주자, 교도소 재소자, 선박 탑승자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고, 장애인·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재진환자에 한해 그동안 허용하지 않았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개원가가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이 대학병원 환자쏠림을 가속화시켜 개원가를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따라 원격의료 시행이 1차 의료기관에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면 장기적으로 동네의원의 수익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조건부 찬성’ 입장을 피력해온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원격의료 도입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입장을 전면 수정했다.

한 개원의는 “그렇지 않아도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려가 개원가가 어려운데 원격의료마저 허용하면 개원의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이냐”며 “제도가 안정되면 원격진료 대상 의료기관을 의원급 의료기관을 포함한 전 의료기관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고 대상 환자도 의료소외 계층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원격의료 활성화를 통해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해 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의-정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2010년 합동 업무보고회’에서 ‘2010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보건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환자에게 IT기반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u-health care 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u-health care 센터는 해외 친선병원 등과 연계, 원격협진 및 의료지도, 해외환자 유치 지원 역할을 담당하며 2010년 1개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확대될 예정이다.

6. 해외환자유치 허용 이후 의료관광 사업 활성화?

지난 5월부터 해외환자 유치 활동이 전면 허용됐다. 또한 외국인환자 유치행위를 허용한 후 한 달 동안 해외환자가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외국인환자에 대한 유인·알선 행위를 허용한 개정 의료법이 시행 된 이후 5월 한 달간 유치 현황 및 해외환자 분석자료 등을 통해 검진센터와 산부인과, 안과, 치과의 해외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또한 “개정된 의료법 시행이 한달여 정도 경과한 상황에서 등록 의료기관·유치업자 간 계약 체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가 금년도 목표로 하는 5만명 유치도 조기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정부가 해외환자 유치 제도 정비에 나선 이후 서울 강남구는 물론 부산시 등의 일부 지자체들이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특구 지정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요 대형병원들도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등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해외환자 유치사업 등록신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해외환자 알선 대행업체들이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의료관광 단체들이 난립하면서 복지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기 위해 회원병원 늘리기를 위한 물밑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편 복지부가 정부업무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해외환자 유치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국내 거주하고 있는 주한미군을 해외환자로 분류하고 있다”며 “2008년 해외환자 2만7,480명 중 10% 가량이 주한미군인데 해외환자 유치사업이란 말 그대로 해외에 있는 환자들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도록 하겠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진흥원은 아전인수격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한미군까지 실적에 포함시켜놓았다”고 지적했다.

7. 경만호 집행부 출범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경만호 후보가 1만8,246표 중 6,081표를 얻어 5,607표를 얻은 주수호 후보를 474표차로 제치고 제36대 의협회장에 당선됐다. 경만호 후보는 10개의 모든 투표함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하며 개표가 이뤄지는 동안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주수호 후보와 초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 경만호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교과서적으로 소신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수가를 적정한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의료수급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폭넓은 정관계 인맥을 동원해 공약을 꼭 실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서는 치열했던 열기만큼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운동도 극심했다. 경만호 당선자와 김세곤 후보 사이의 선관위 맞제소, 장동익 전 의협회장 낙마에 주수호 후보가 관련됐다는 의혹제기 등 선거가 막바지에 이를수록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극에 달하면서 후보자들은 후보자들대로, 지지자들은 지지자들대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서는 유권자 100인 이상의 병원을 대상으로 기표소 투표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적지 않았다. 경만호 당선자의 주도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렸고 여기서 ‘100인 이상 투표권자가 있는 병원에서 기표소를 설치한다’는 안이 통과됐지만 물리적 시간부족과 세부규정 미비 등의 이유로 36대 선거는 결국 우편투표로만으로 치러지게 됐다. 게다가 선거과정에서 강남성모병원에서 전공의관련 부정대리투표 의혹이 두 차례나 일었고, 몇몇 후보자 진영에서 추가로 부정대리투표 의혹에 대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8. 의협회장 선거, 직선제 8년만에 간선제로 회귀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우편투표를 통한 직선제로 선출하던 방식이 사라지게 됐다. 의협 중앙 대의원들이 제61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협회장 간선제’를 전격적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일부 대의원들이 강력히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간선제안은 기존의 의협 중앙 대의원만의 투표에 의해서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정총을 통과한 간선제안은 ‘현재 대의원회와 지역 선거인단을 모집해서 선거인단이 회장을 간접 선출하는 모집단이 된다’는 방안을 담고 있다. 선거인단 구성비율과 선거인단 수 등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보완하기로 결정됐다.

이같은 결정의 주된 원인은 직선제 도입 이후 줄곧 논란의 대상이 된 ‘낮은 투표율’이었다. 전체 7만여 회원 중 2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6~7천표 획득으로 회장 당선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올 봄의 선거 기간에도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계의 수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회장을 뽑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구성된 '선거권찾기 의사모임' 소속 의사 46명은 지난 4월 개최된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가 무자격 대의원에 의한 소집체 구성이 잘못됐으며 소집체 구성이 잘못된 대의원회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지난 7월 의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지난 10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이 열렸다.
한편, 의협 대의원회도 ‘의협회장 선거인단구성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익 법정관위원장)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선거인단 규모와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특히 내년 4월 정기대의원 총회에 선거인단구성안을 상정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청취, 워크숍, 공청회 등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9. 약제비절감을 전제로 한 수가인상, 기회냐 족쇄냐?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내년도 수가를 의원급은 3.0%, 병원급은 1.4% 각각 인상키로 결정했다. 다만 의협과 병협이 내년도 약제비를 약 4,000억원 절감하는 데 적극 협조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따라서 절감목표액을 달성할 경우 추가 절감액의 50%를, 절감목표액에 못미쳤을 경우에는 미달성액의 50%를 2011년 수가에 반영키로 했다. 그러나 의협과 병협이 약품비 절감액을 병의원의 수가인상률에 연동시키기로 한 부대합의에 대한 해석을 놓고 의료계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건보공단이 협상 막판에 의협 측에 제시한 최종 인상안(2.7%, 1.2%)보다 높은 수준의 인상률이어서 결과만 놓고 보면 의료계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성과를 이끌어낸 셈이지만 자칫 약품비 절감이라는 부대조건이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놓고 의협은 “3% 수가인상은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수가협상 당시 공단 측이 제시한 최종 수가인상률인 2.7%보다 높은 수치인 것과 자율협상 실패에 대한 페널티를 적용받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약품비 절감액 기준액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의료계가 약품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수가인하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가입자단체 대표들이 표명했다"며 "따라서 내년에 의료계가 약품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진정으로 보인다면 디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입자단체 측에서는 부대조건으로 합의된 약품비 절감액을 수가인상률과 연동하는 방안이 원칙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료계 일각에서는 수가인상률에 약품비 절감이라는 단서가 붙은 것은 기회보다는 족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약제비 절감목표액을 어떤 식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단순히 의료계의 노력만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약제비 절감이 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0. 첨복단지 유치 경쟁 치열...대구 신서·충북 오송 ‘勝’

정부가 첨복단지 조성 계획을 밝힌 지 2년여 만에 ‘대구 신서혁신도시’와 ‘충청북도 오송 생명과학단지’를 첨복단지 입지로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입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지방자치단체간의 과열 경쟁과 예상치 못한 ‘복수 지정’으로 이제 첫 발을 뗀 첨복단지 조성 사업이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한 개의 집적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던 첨복단지가 2개로 늘어나면서 기존 계획의 상당 부분에 대한 변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복지부 첨복단지 조성사업단 관계자도 “기본 모형에는 변화 없다. 단지 똑같은 모형(첨복단지)을 두 곳에 조성하는 것”이라면서도 “두 곳에 똑같은 시설을 넣어서 운영하는 것보다 지역마다 특화될 수 있는 사업이나 잘되고 있는 부분을 집중 육성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규모를 축소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첨복단지는 국내외 연구기관 등 입주단지 66만㎡를 포함해 단지별로 약 100만㎡ 수준으로 조성된다. 한 곳에만 조성했을 경우 투입되는 예산이 5조6,000억원이며 집적단지가 2곳으로 늘어난 만큼 투자 금액은 그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첨복단지 조성으로 82조2,000억원의 생산증가 등 기대효과도 한 곳에서 두 곳으로 변경되면서 재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30년간 5조6,000억원(중앙정부 2조원, 지자체 3,000억원, 민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던 계획과 비용 추정도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 때문에 입지 유치라는 ‘1차전’에서 승리한 두 지역은 그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핵심시설과 민간투자 유치라는 ‘2차전’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유지영 기자 molly97@docdocdoc.co.kr

출처 - 청년의사 2009년 12월 21일자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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