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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10 17:21

“의료관광 활성화, 정부 노력과 개원가 적극 참여 필요”

글쓴이 : 부산권의료산업…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 양우진 회장 인터뷰 “의료관광 비자 간소화, 정부 역할 중요”
“개원가 목소리 대변하고 수익창출 모델 만드는 역할 할 것”

지난해 신년 국정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의료, 관광, 교육, 금융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워 좋은 일자리와 국부창출의 원천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는 의료서비스 분야의 국제무역을 통칭하는 글로벌 헬스케어를 정부의 신성장동력 산업 중 5대 고부가 서비스 분야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2009년 우리나라 의료사업은 변화를 거듭했다. 그 중심엔 의료 관광이 있었다.

정부는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어 의료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도 발표했다. 의료법 개정을 바랐던 지자체와 병원들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열을 올렸으며 의료계와 개원의들은 병·의원의 힘을 모으기 위해 단체를 조직했다. 관광업체 등 관련 업체들 역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결과 외국인 유치 실적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월 서울시 강남구가 181개의 강남구 의료관광 협력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08년도와 2009년도의 외국인 환자 수, 진료과목, 출신국가 등을 비교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말까지 이들 기관이 진료한 외국인 환자수는 5만7361명으로 2008년도 4만5671명에 비해 1만1690명(25.6%)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의료분쟁에 대한 관련 법안 마련이 추진과제로 떠올랐고 한국 의료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 치료 중심이 아닌 관광과 연계될 수 있는 방안 마련, 외국어에 능통한 진료 인력 수급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때문에 의료관광의 본격적인 시작은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9개월이 지난 2010년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 양우진 공동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의료관광의 경쟁력, 활성화 방안, 이를 위한 정부와 협회 그리고 개원의의 노력 등을 들어봤다. 서울중앙클리닉 영상의학과 원장인 양우진 회장은 대한영상의학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 양우진 공동회장.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우리나라 경쟁력은 ‘높은 의료수준’

양우진 회장은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높은 의료수준’을 꼽았다. “한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국가인 만큼 의료수준 역시 상당히 높다. 그렇지만 상대가 어느 국가냐에 따라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그렇게 (높게) 인정하지 않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중국, 동남아 등에서는 한국의 의료수준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양 회장은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이 세계 의료관광시장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과 싱가포르의 그것과 같은 수준이거나 싱가포르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가진 경쟁력으로 높은 의료기술에 비해 낮은 수가를 꼽는다. “비용 면에서 싱가포르의 75%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가 후발주자라 해도 지역적인 이점과 마케팅을 설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볼 때 싱가포르와 일본을 따라잡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태국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고 의료수가를 제외한 여행비용 등 부대경비가 우리나라에 비해 싸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이들이 (의료관광 시작 당시 준비) 못했던 부분에 대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태국의 경우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상해주는 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채 의료관광을 시작했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고 우리는 거기서 생겼던 문제점을 충분히 봤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보상체계나 국제법을 마련하고 있다.”

“비자 발급의 간소화가 우선…다양한 연계상품도 개발돼야”

양 회장은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우선 비자의 간소화가 필요한데 이는 관련 양국 정부가 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야를 좁혀서 중국의 경우를 보면 비자를 내주는 것이 각 성마다 다르다. 그런데 중국에서 환자 한사람이 검진을 하기 위해 의료관광 비자를 낸다고 하자. 광저우에 사는 사람이 연변에서 태어났다면 연변에 가서 증빙서류를 떼서 여권을 만든 다음 비자를 신청하게 돼 있는데 그러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환자가 선호하는 방법이 아니다. (때문에) 이런 체계는 한·중 정부가 마주 앉아서 (비자 문제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야 한다.”

의료관광 특성상 환자가 혼자 올 수 있는 경우는 적다. 그렇다고 30~40명이 단체로 온다고 해서 여행경비를 나눠서 부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의료관광에 들어가는 비용은 다른 관광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와 관련해 양 회장은 병원 안에 호스텔을 운영하게 되면 의료관광에 들어가는 경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의 유명관광지나 쇼핑몰 등을 많이 방문한다는 점을 들어 의료관광상품에 관광이나 쇼핑하는 데 할인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접목한다면 의료관광비자가 아닌 다른 비자를 발급받고 들어와 몰래 성형하고 돌아가는 일은 사라지고 대신 외려 의료관광으로 몰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구광역시“개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

양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관광이 다소 정체상태에 있다고 보고 있다. 개원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개원가 하나하나가 외국인 환자를 보기 위해 준비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개원가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그 경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타병원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국제병원 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 병원이 국제병원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5억 원 정도라고 한다.

그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원의를 연결해 정부 또는 지자체 주도의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관광에 투입됐을 때 아주 뛰어난 역할을 할 수 있는 개원의들을 발굴해 브랜드 파워 내에서 한국이 갖는 한 개의 병원안에 많은 의료기관이 있는 그런 콘셉트의 브랜드를 창출한다면 정말 승산이 있을 것이다. 병원 한 건물 안에 있는 대학병원의 콘셉트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서울시 전역에 퍼져 있는 또는 중구면 중구, 강남이면 강남 이런 집약화 되어있는 개원의들을 서로 묶어서 역할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절한 지원만 해준다면 그 파급효과는 정말 클 것이라고 믿는다.”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의 역할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는 의료관광코디네이터 고용 등 의료관광에 필요한 전반적인 일들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 의료관광에 참여하는 일에 대해 어려워하거나 심지어 이를 귀찮게 생각하는 개원의들조차 있기 때문에 의료관광에 참여하는데 있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해달라고 해야 하는지를 대변해주는 일’까지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에서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의료관광협회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의료기술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한 ‘스타병원’을 발굴하고 정부지원책을 끌어낸 다음 이들을 준비시켜 사업을 추진, 모델링이 되면 전체 회원에게 파급할 예정이다. 또, 개원가가 필요한 시간에 의료관광코디네이터를 데려다 쓸 수 있도록 풀(pool)을 만들 계획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대행해 줄 보건복지가족부의 사단법인 허가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글로벌헬스케어협회와의 통합문제와 관련해서는 “의료관광에 있어서 협회가 수익을 창출하는 게 아니다. 회원들이 협회를 통해서 자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다. 그러니 협회가 싸울 일도, 많을 이유도 없다. 힘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저희는 계속 (한국글로벌헬스케어협회와) 통합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웅규 기자

출처 - 뉴스한국 2010년 2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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