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암센터 윤만수 소장

부산대병원 산부인과 윤만수 교수가 다음달 9일 오픈하는 부산지역암센터 사령탑을 맡았다. 윤 소장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화력이 대단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선후배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 등 병원내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 앞에선 누구보다 '엄격'하지만 평상시엔 한없이 '소탈'하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인 셈이다.

"암 사망률 전국 1위 부산 환자들 시간·돈 들여가며 서울행 안타까워

원스톱서비스·첨단장비로 희망주는 센터 만들 터"

그동안 암센터 개원을 위해 진료시스템을 짜고 인력을 배치하고 장비를 발주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윤 소장은 발군의 솜씨를 발휘하며 아주 순탄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개원 준비에 한창인 윤 소장을 만나 부산지역암센터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암 예방·조기진단 사업 주력

부산은 암 사망률 전국 최고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 당 142명이다. 전국 평균 127.4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윤 소장은 부산이 타 시도에 비해 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5년 생존율이 낮은 간암의 발생률이 부산지역에서 특별히 높습니다. 이와 더불어 노령인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암 사망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은 낙동강을 끼고 있어 민물고기 섭취가 많아 간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10.9%)보다 높은 12.9%를 기록하고 있다. 위암의 5년 생존율은 50.2%, 대장암 61.0%에 비해 간암은 15.3%로 매우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전체 암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노령화 비율도 부산이 6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10.3%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암 사망률 1위 도시인 부산에 암센터가 들어서기 때문에 그 의미는 남다르다. 지역사회의 기대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암 예방 및 조기진단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복지가족부가 암센터를 부산에 설립한 것도 그런 연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소장은 지역암센터의 설립 배경에 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암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국가 암관리사업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암센터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05년 지역암센터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다양한 사업을 펼친 결과 지난달 보건복지가족부 평가에서 전국 9개 지역암센터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KTX 개통 이후 지역 암환자들의 수도권 유출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내년 연말 부산-대구 구간이 완전 개통되면 서울로 빠져 나가는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환자의 역외 유출에 대해 윤 소장은 "지역의 환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서울로 올라가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부산지역암센터가 설립됨으로써 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질을 높이고 암환자의 서울집중 현상을 완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웃음치료·요가 등 대체보완치료 적극 수용

윤 소장은 부산지역암센터의 자랑거리로 첨단 암치료 장비인 '토모테라피' 도입과 원스톱 서비스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토모테라피는 영상촬영과 정밀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장비다. 방사선치료기에 CT와 같은 진단기능을 동시에 갖춘 장비로 부산 경남 최초로 도입되는 맞춤형 방사선치료기다.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최대의 만족을 주기 위한 진료 시스템이 완비돼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각 분야의 암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 계획을 함께 수립하는 통합진료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사업도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보건소와 연계해 환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암환자는 항상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가족들의 격려와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자들이 즐겁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웃음치료, 음악치료, 요가 등 다양한 대체보완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환자들이 '암을 넘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출처 - 부산일보 8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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