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한류 우리가 책임진다] ③ 건강검진

"외국인 환자들이 처음 이곳에 와서 탁 트인 바다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광안대로를 보면 누구라도 감탄을 금하지 못합니다. 여기다 깨끗한 시설과 건강검진에 특화된 병원 환경은 더욱 외국인들에게 신뢰를 줍니다." 건강검진으로 외국인 환자를 많이 유치하고 있는 부산 수영구의 좋은강안병원 서우영 국제협력부 부장의 설명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가 의료계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의료 각 영역별 경쟁도 뜨겁다. 이중 건강검진 분야는 다른 의료 영역에 비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전·후방효과가 크고, 가장 안전하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검진예약 때부터 환자관리 돌입

건강검진 분야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는 무엇보다 의료의 다른 영역에 미치는 전·후방 효과가 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우선 외국인들이 우려하는 의료사고가 없으며, 진단 중 질환이 발견될 경우 다른 의료 영역으로의 환자 전이가 유리하다는 점이 강점. 여기다 진단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지역의 관광 시설을 둘러 볼 수 있어 관광산업과의 연계가 유리하고,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 질과 천혜의 자연환경도 부산지역이 외국인 건강검진에서 갖는 여러 이점에 포함된다.

타 의료영역 비해 전·후방효과 높아

환자 욕구 파악한 다각적 접근 중요

코디네이터·현지 의사 활용 성공 요인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신체 전 부위를 아우르는 것인 만큼 우선 환자들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강안병원 서우영 부장은 "수 년 간의 시행착오 끝에 '외국인 환자들은 무엇이 궁금할까' '무엇이 불편할까' 등 환자들의 욕구를 기본으로 환자군에 따른 프로그램을 체계화한 것이 우리 병원의 강점"이라고 꼽았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인지, 아니면 교포나 외국에서 입국한 순수 외국인지에 따라 접근법을 달리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라면 한국의 의료체계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기본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저렴한 비용의 장점을 살려 다음 기회에도 언제든지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많이 권한다.

교민이나 순수 외국인은 장기간 검진을 하지 않았을 경우 대부분 1박2일의 숙박검진을 꼽는다. 출국 시한이 정해져 있어 체류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검진결과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중한 질환이 발견돼 예정된 국내 체류 기간 중 치료가 어렵다면 출국 일정을 조정하거나 재입국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코디네이터가 직접 이를 조정해 원활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한다.

러시아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좋은강안병원은 이런 서비스를 검진 예약 시점부터 챙긴다. 국내 입국 이전에 환자의 간단한 의료기록을 입수해 다른 평균적인 러시아인과 비교 분석한다. 러시아인의 경우 육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비만이 많고, 고지혈증이나 심장질환이 흔한 점에 주목한다. 또 고혈압, 당뇨, 척추질환이 많은 점도 고려된다.

·환자 모국어로 진단 결과서 등 제공

외국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하는 만큼 검진에 대한 설명을 누가, 어떻게 해줄 것인지는 환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좋은강안병원은 러시아 출신 코디네이터와 자매결연을 맺은 블라디보스토크의 제2시립병원에서 파견된 현지 의사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의료용어를 따로 교육 받은 러시아 출신 코디네이터와 현지에서 파견된 러시아 의사는 각종 어려운 의료용어 등을 자국 환자에게 쉽게 설명해주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병원 역시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는 직접 화상을 보면서 설명하고, 러시아어로 된 검진결과보고서 및 CD로 된 질환 기록을 제공해 다른 병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강검진 전문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도 최근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건강검진 분야에서 오랜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는 최근 MRI, CT 등 첨단장비는 물론 외국어 능통자의 채용과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해외의료사업팀을 구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건강검진 전문기관답게 다양한 건강검진 종목과 건강특성에 맞춘 맞춤형 프로그램, 전문화된 특화검진을 저렴한 비용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 총 100여 항목의 정밀종합진단도 2∼3시간이면 충분히 받을 수 있어 특히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외국인 환자에게 적합하다. 또 무인혈액검사시스템, 전자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해 다양한 검사결과를 24시간 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부산지부 김성대 본부장은 "글로벌 의료서비스를 위해 현재 1천여평 규모의 새로운 검진센터를 착공 중으로 외국인들을 위한 전용창구, 문진표, 통역, 결과지 등을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하루 빨리 구축해 건강검진의 국제적인 랜드마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곽명섭 기자 kms01@busan.com

출처 - 부산일보 2009년 9월 17일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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